passion 6
[유우지]passion 6권 19. 천국에 가까운 곳 …ㅡ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은 반다르 알파드 왕자입니다. 현명한 사람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그리 좋지 않은데, 그래서 그 뒤로 라쉬드 왕자와 알리 왕자가 외교주도권을 두고 암투를벌이고 있지요. 알 파이살 왕자는 알리의 동생으로동복에서 난, 매우 사이좋은 형제입니다. 그는 일찌감치 권력 다툼에서 빠져 사업체를 세웠는데…ㅡ. 어디에나 있는 지저분한 이야기였다. 힘이 있는 곳에는 벌레가 꼬인다. 거기에 돈이 있으면 더하다. 그 벌레들이 늘어나게 되면 양상은 더더욱 더럽고 복잡해졌다. 벌레는 타인의 눈에 띄는 외부보다는 오히려 내부에 많다. 아마도 다른 사람이 저렇게 말을 할 정도라면 그 내부는 상상도 못하도록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을 터였다. "어이구……, 참 바람 잘 날이 없구나, 그쪽 동네는." 정태의는 건자두를 씹으며 중얼거렸다. 말랑하게 말린 과일은 몹시 달았다. 뜨거운 열사 안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입에 꿀이 될 그 과일을 손끝으로 조물거리면서, 정태의는 말을 이었다. "자기가 원해서 그 난장판에 끼어든다면 무슨 말을하겠냐만, 괜히 상관도 없는 엉뚱한 사람을 끼워넣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거지, 나는." 정태의는 아까부터 연신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투덜거림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단 눈앞에 사람이 하나 앉아 있기는 했지만 그 사람은 책장을 넘기느라 정태의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고ㅡ그럼에도 정태의가 뭔가중요한 말을 하면 분명히 다 듣고 있었다는 듯이 평연하게 대답할 거다ㅡ,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화병을 끌어안고 화병의 물을 갈기 위해 회랑을 지나가고 있는 저 베일 쓴 하얀 옷 아가씨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말이 통했다 하더라도 아마 이야기를 나눌수는 없었을 거다. 이 건축물 안쪽의 공간은 탄자니아령인 세링게가 아닌 아랍이었으니까. 일 때문에 이란에 갔다가 길을 잃어서 지나가던 여자에게 멋모르고 말을 걸었다가 큰 봉변을 당할 뻔했...